≪승리호≫ 한국에서 다양성을 말하는 새로운 방법
본론부터 말하자면, 유치했지만 그럼에도 새로운 스펙트럼을 제시하는 영화여서 좋았다. 가족적인 요소가 한국적 클리셰라는 평이 많던데, 적어도 나에게는 한국의 가족애 클리셰와는 다른 결로 다가왔다. 내가 한국 영화를 봐오면서 느낀 한국의 가족애 클리셰는 혈연관계 중심의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속 가부장제화된 가족애나, 황정민/송강호/마동석 등 유명 남배우들을 핵심으로 둔 가족애적 동료애였다. 승리호의 가족애는 이러한 기존 한국 영화들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묘사된다. 인간 중에서 가장 어린 것으로 짐작되는 장 선장은 떡진 머리로도 스타일이 죽지 않는 성질 더러운 대장이다. 또한 감독은 누가 봐도 태호보다 타이거 박의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타이거 박이 아닌 태호에게 아버지의 정체성을 줬다. 대표적인 가족애 헐리..
스크린 속에서 움직이는 것들/영화 이야기
2021. 3. 23.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