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이르고, 내 실존을 일으키는 '이름'의 의미
"오, 맙소사! 갈수록 태산이군요. 대체 당신 이름이 뭡니까?" 그는 자기 이름을 알지 못했으므로, 짐작으로 대답했습니다. 페르스발 드 갈루아라고. 그는 자기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지 못했지만, 알지 못한 채 사실을 말한 것이었습니다. - 그라알 이야기, 크레티앵 드 트루아, 최애리 옮김 중세 문학에서는 작품의 중반부까지도 이름이 등장하지 않던 기사들이 누군가로부터 호명됨으로써 이름을 드러내고는 한다. 귀네비어 왕비로부터 호명되어 이름이 밝혀지는 영웅적인 기사 랜슬롯이나, 자신의 이름을 알지 못하다가 대충 아무렇게나 떠오르는 이름을 지어 말한 페르스발이 그러하다. 특히 페르스발은 이후에 정말로 '페르스발'이라고 불리게 됨으로써, '자기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지 못했지만 알지 못한 채 사실을 말한 것'..
대중소/폴리스 속 인간
2021. 6. 9. 22:16